12.3 계엄 옹호하면서

최근 결혼기념일 이슈로 휴가를 냈습니다. 한일 국제부부인데 아직 합가를 못했는데요. 기념일이라도 챙기려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죠.

제가 1년 동안 워킹 홀리데이 생활을 하기도 했던 거리를 함께 걷다 예전에 아르바이트 했던 이자카야 술집 앞에서 걸음을 멈췄어요. 안좋은 기억이 떠올랐거든요.

일본인 직원들은 물론이고 저를 포함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았는데요. 저빼곤 모두 일본어를 잘했어요. 실수할 때마다 조롱섞인 비난을 듣곤 했는데요. (말은 잘 못알아들어도 욕하는 건 알잖아요?ㅎㅎ)

"아, 이게 바로 이주노동자의 설움이구나" 깨달았죠. 귀국하고 나서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 계기였어요.

최근 경남도민일보에서도 이주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기획 기사가 3편 나왔습니다.

이들이 얼마나 가혹한 환경에서 인간성을 훼손당하면서 일하고 있는지를 비췄죠. 개인적으로 이 주제와 관련해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는 토끼몰이 단속에 쫓기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도주를 돕기 위해, 버스로 출입국사무소 차량을 들이받고 감옥에 간 통근버스 노동자 이야기였어요.

그분이 그런 행동을 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동료를 못 본척 할 수 없어서’

저는 종종 생각하곤 합니다. 우리가 이주노동자에게 관심이 없는 이유는 이들과 우리가 같은 장소에서 일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구요.

동료가 되고, 친구가 되면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버리니까요.